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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美中전쟁 기다릴 건가…그리스·로마시대 관점서 벗어나야"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307



'美中전쟁 기다릴 건가…그리스·로마시대 관점서 벗어나야'


이근 韓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관성적 접근법'에 우려 표해

기존 틀 뛰어넘는 관점 주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신화/뉴시스

미중 전략경쟁과 관련해 군사적 충돌·조건부 협력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변화하는 환경을 감안한 '새로운 관점'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은 30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한국국제정치학회(KAIS) 하계학술대회 개회사에서 국제정치학의 기본 전제가 '무정부 상태(anarchy)'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미중관계에 대한 논의가 '관성적'으로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미중이 곧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일각의 견해를 언급하며 '미중관계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같은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고대 농경제 시대, 중세 시대, 제국주의 시대 예시들이 활용되고 있다. '옛날에 이랬으니 앞으로도 이럴 것이다'는 단순 논리를 따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예측을 해놓고 예측이 맞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흔히 미중관계를 '투키디데스의 함정' 등에 비유하지만, '오래된 관점'에 지나치게 매몰될 위험이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뉴시스

이 이사장은 국제정치 담론이 '과거'에 얽매여있는 것과 달리, 경제 담론은 시대에 맞게 옷을 바꿔 입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냉전 이후 자유주의 국제질서에서의 경제활동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로마 시대의 경제 모델을 가져와 설명하는 경제학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이사장은 경제학이 △생활 환경 △공간 △법 체계 △인센티브 구조 등이 바뀌는 과정에서 인간의 행위까지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수용해 시대에 맞는 해석 틀을 내놓고 있다며, 국제정치 분야에서도 '기존 틀을 뛰어넘는 관점(out of box thinking)'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창의적 관점'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구체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그랜드 체스보드(거대한 체스판)'를 언급하며 국제정치가 펼쳐지는 '무대'가 지정학과 지경학을 넘어 사이버 플랫폼으로 옮아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그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만 해도 체스보드 대부분을 자연 지리가 차지했다'며 '지리학의 중요성으로 인해 지정학이라는 학문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혁명에 의해 (개별) 국내시장이 철도로 연결됐고, 자본주의 시장이 중요해졌다'며 '체스보드가 자연 지리에서 자본주의 시장으로 바뀌었다. 식민지 개척 전쟁 등이 일어나며 다른 형태의 룰이 생겼고, 이때 발달된 학문이 제국주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정치 담론의 무게중심이 지정학에서 지경학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 이사장은 '전 세계 시장이 하나로 연결된 세계화 시대에 접어들어 비로소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등장한다'며 '이때부터 국가 행위가 달라진다. 자본주의로 한 데 묶인 국제질서로 인해 내가 잘살기 위해 다른 사람이 중요해지는 세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부터 '스테이크 홀더(이해관계자)'라는 말이 나왔다'며 '군사력도 식민지 점령보다는 안정화를 가져다주는 쪽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강대국이 약소국을 점령해 식민지화했던 과거와 달리, 평화 유지군을 투입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등 발전 토대를 제공하는 쪽으로 변모했다는 뜻이다.


아울러 그는 '굉장히 중요한 전환이 지금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며 '시장 위에 사이버 플랫폼이 올라가 굉장히 다른 '다이내믹스(역동성)'가 생기고, 다이내믹스가 국제정치에 어떤 영향 미칠지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혁명과 세계화를 전후로 사실상 국제정치 패러다임이 바뀌었듯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감지되는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미중관계를 포함한 국제 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자료사진) ⓒ뉴시스 이근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자료사진) ⓒ뉴시스

한편 한국국제정치학회(KAIS) 하계학술대회는 '종언의 시대와 한국 국제정치학'을 주제로 이날부터 오는 7월 2일까지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백양누리에서 개최된다.


전재성 KAIS 회장은 '미국 패권체제, 자본주의, 인간중심 생태계 문제 등 여러 기존 시대 흐름의 종언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다는 점에서 '종언의 시대와 한국 국제정치학'이라는 큰 주제를 잡았다'고 말했다.




美中전쟁 기다릴 건가…그리스·로마시대 관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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